<그림자밟기> 견고하게 구축된 플롯, 인간에 대한 정중한 묘사,
수수께끼의 열쇠를 찾아나가는 즐거움까지……
요코야마 미스터리의 미덕을 고스란히 간직한 작품! _니시가미 신타(문예평론가)
묵직하고 선 굵은 이야기와 진한 휴머니티로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요코야마 히데오의 《그림자밟기》가 검은숲에서 출간되었다. 초기작인 《그늘의 계절》부터 《64》에 이르기까지 경찰을 테마로 한 소설을 주로 선보여 ‘경찰소설의 대가’라는 별칭까지 얻은 작가가 정반대 세계의 도둑을 전면에 내세워 쓴 이색적인 연작 소설이다.
1998년 《그늘의 계절》로 제5회 마쓰모토 세이초 상을 수상한 이후, 일본 경찰소설계의 중심에 늘 요코야마 히데오가 서 있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는 소설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강력계 형사 대신 수사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 인사부, 홍보부 등의 서무 부서 직원을 핵심 인물로 배치하여, 조직 내 권력 다툼이나 타 부서와의 갈등, 그로 인한 직업인의 고충을 현실감 있게 묘사했다. 그럼으로써 일반 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은 ‘조직’으로서의 경찰을 부각시켜, 주로 사건을 추적하고 해결하는 역할에만 한정되어 있던 그 전까지의 경찰소설에 하나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그렇게 쓴 작품들로 ‘서점 대상’,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주간분슌 ‘미스터리 베스트’ 등 각종 문학상과 미스터리 랭킹을 휩쓸어 일본문학 내에서 경찰소설의 위상을 주목할 만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렇듯 일관된 행보를 이어온 작가이기에 《그림자밟기》는 그 소재와 등장인물이 가진 의외성만으로도 독자들의 이목을 끌었던 작품이다.
도둑질을 직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연 많은 남자와 그의 눈에 비친 스산한 어둠 속 도시 풍경, 그곳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사건들을 일곱 편의 이야기에 담아 엮은 이 책은 ‘작가의 장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으면서도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작품’, ‘장편소설 못지않은 흡인력을 가졌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단편집으로는 이례적으로 일본 내 누적 판매 50만 부를 돌파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강력한 소재와 스케일, 압도적인 필력으로 대중들을 사로잡은 《64》가 작가적 역량을 모두 쏟아부은 명실상부한 대표작이라면, 《그림자밟기》는 보다 차분한 어조로 그간의 작품들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해, 수년간 요코야마 마니아들 사이에서 필독서로 자리매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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