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에 읽는 수호지 1권> 다채로운 현실 속 인간 세상의 보고이자 무협 소설의 원조
『수호지』는 북송 말기 선화(宣和) 연간 화남 지방에서 일어난 송강(宋江)의 난을 배경으로 시내암(施耐庵)이 편집한 소설이다. 송강의 난은 전국적인 규모의 반란이 아니었기에 관군에 의해 이내 평정되었고 왕조를 위협할 만한 사건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사건의 중심인물은 민중들에게 각인되어 세월이 지날수록 희곡 등의 문학작품으로 각색 전승되었고, 자료가 자세하게 남지 않았기에 오히려 설화적 요소가 가미된 풍부한 장편의 소설로 발전할 수 있었다.
무능하고 나약한 군주로 인해 불안한 일상을 근근이 보내고 조정의 부패한 탐관오리들로 인해 희생당한 호걸들이 반기를 들고 양산박(梁山泊)에 하나둘 모여 봉기를 한다는 설정은 민중들에게 통쾌한 쾌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부당한 권력을 쥐지 않은 영웅들이 민중 편에 든든히 버티며 부당한 세력에 맞서 싸우고 무찌르는 데서 독자들은 현실에서 느끼기 힘든 쾌감을 얻게 되는 것이다.
정통 문학에 담지 못했던 상상력, 중국식 과장이 가미된 익살스러운 표현과 무협은 오락성을 제공해 주며, 호걸들의 담대한 용기와 의로움뿐 아니라 모순까지도 적나라하게 관찰하고 거친 필치 속에 표현함으로써 인간 세상의 보고(寶庫)라 할 만한 작품의 탄생에 이르렀다.
또한 양산박의 수령이 된 송강을 가뭄에 오는 단비, 때마침 내리는 비라는 뜻의 ‘급시우(及時雨)’라고 부르는 데서 알 수 있듯 『수호지』에는 민중의 희망과 염원이 풍부하고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2권으로 압축된 『단숨에 읽는 수호지』를 부담 없이 읽고 나면 권모술수와 약육강식의 논리가 통용되는 시대는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여전하고, 이러한 모순 속에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살아온 민중의 바람이 반영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책이 여전히 크나큰 관심을 받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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