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의 혈> 이해조의 신소설 《화의 혈(花의 血)》은 동학농민운동을 배경으로 하여 당대의 문란해진 국가행정체계, 위기에 처한 기층민중들의 생활상, 여주인공 기생 선초의 절개와 이에 대한 벼슬아치의 횡포, 당대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한 사회성 짙은 신소설로 평가받고 있다.
신소설의 문학사적 특징은 일반적으로 문체가 묘사적이란 점이다. 고대소설이 설화체에 그치는 점과 대조를 이룬다. 또 소재 채택과 사건 전개에 있어서 본질적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비해 고대소설은 예외 없이 소재를 비현실적인 데에서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신소설에서는 그 소재들이 대체로 우리 주변에서 일상 일어나는 것들이다. 그 사건 또한 현실적으로 가능한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이는 신소설이 고대소설보다는 근대소설 쪽에 한 걸음 더 다가섰음을 뜻한다.
학창 시절 국어 시간에 암기하듯 달달 외운 기억이 있는 신소설의 연대기적 개념은 1894년 갑오경장 이후 일본에 예속되어 가던 약 15년간의 조선 사회의 황폐한 구조와 당대인의 삶의 양상을 잘 담아낸 서사 양식으로 이인직을 비롯해 이해조, 최찬식, 안국선, 장지연 등 1918년 이광수의 《무정》이 나오기 전까지 창작되거나 발표된 소설들을 한국문학사에서는 ‘신소설’로 분류하고 있다.
이 신소설 작품들은 개화기 수백 년간 지속되어 온 봉건 질서의 해체와 새로운 식민자본주의의 형성기를 배경으로 한 우리나라 개항시대의 시대적 이념을 형상화하는데 가장 야심적이고 대표적인 서사 양식이었다. 그러므로 신소설은 이때 가장 광범위한 독자층을 형성하였다.
이해조의 《화의 혈(花의 血)》은 1911년 4월 6일부터 6월 21일까지 66회에 걸쳐 『매일신보(每日申報)』에 연재된 후 1912년 보급서관(普及書館)에서 초판이 출간되었으며, 1918년 오거서창에서 재판이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특히 서문과 발문에 작가의 소설에 대한 견해가 첨가되어 있어 문학사적인 의의를 가진다. 작가의 서문에서는 주제의 현실성 및 시대상 반영이라는 현실주의적 문학관을 언급하고 있으며, 발문에서는 ‘빙공착영(憑空捉影: 허공에 기대 그림자를 잡음)’이라고 하여 소설의 허구성에 대한 근대문학 최초의 자각을 엿볼 수 있다.
본서는 1912년 보급서관(普及書館)에서 발행한 이해조의 《화의 혈》을 일반 독자들이 국어사전이나 옥편 없이 그대로 줄줄 읽을 수 있도록 고어체 원고를 현대어 가로쓰기 전자책(이펍 2.0) 판형으로 번역한 편역본(번역+가로쓰기 현대문 편집본)에다 최초 발표된 이해조의 《화의 혈》초판본을 <책 속의 책> 형태로 삽입한 전자 도서이다. 그러므로 이 전자책 한 권으로 초판본 원본과 현대문 번역본을 대조해 가며 함께 읽을 수 있는 재미와 실리를 구현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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