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랄들 한다.> 언젠가 여럿이 모여서 잡담하는 석상에서 박태원 군이 작가란 본시 악덕가란 말을 해 오다가 ‘남천은 이중 악덕가’란 말을 하였고, 누군가는 나를 가리켜 ‘검술로 이를테면 이도류(二刀流)’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이만만 해 두고 말았으면 괜찮았겠는데 박태원 군이 설명을 붙여서 ‘남천은 남의 작품을 디리 갈길 때면 비평가의 입장, 제작품 욕한 놈 반격할 때엔 작가의 입장.’ 이래서 결국 이중 악덕가요 이도류라는 말의 내용이 명백해졌다. (중략) 남들이 제 작품을 그릇되게 보아도 속으로는 어찌 생각하였든 글로 써서 반박을 하거나 논쟁을 제기치 않는 작가나 시인은 우리 문단에도 대단히 많다. 은연중에 이것은 하나의 미덕이나 풍속으로 되어 버린 것 같다. (중략) 악평을 하여 작가들에게 미움(?)을 살 것을 싫어하는 때문이라면 지나치게 피상을 핥는 말이고 (중략) 결국 내가 남의 작품을 비평도 하고 또 내 작품에 대하여 나와 의견을 달리 하는 비평을 당할 때엔 반박문으로 공격도 하고 또 틈 있을 때마다 주장이나 고백을 되풀이하는 것도 말하자면 내 성벽으로 돌려보냄이 당연하겠으나 나의 지론은 반드시 그런 것에 만족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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