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의 호동왕자> 윤백남의 단편소설 모음집으로 전5권 중 3권이다. 순정의 호동왕자를 비롯, 정열의 낙랑공주, 장마가 실어온 발복, 투환금은 4편을 실었다.
순정의 호동왕자
돌아와서도 무덤 앞에 묵묵히 서있을 뿐이었다. 아무 말도 없이 머리를 가슴에 푹 묻고 서있는 그의 두 눈에서는 눈물만 비 오듯 하였다. 지금 고구려에서는 낙랑을 정복하였다고 그 전승축하 기분이 온 나라에 넘쳐있다. 그러나 호동왕자의 가슴은 쓰리고 아프고 적적할 뿐이었다.
정열의 낙랑공주
그로부터 수일 후 공주에게서 다시 온 편지를 보고 호동왕자는 눈물을 흘렸다.
소녀가 몰래 그 북과 나팔을 깨뜨려버렸습니다. 이것 모두가 오로지 낭군을 뵙고 싶은 정열에서 나온 바이니 인제는 부왕께 그대로 품하시와 소녀를 데려가도록 차비를 하여 주십시옵소서. - 하는 뜻이었다.
장마가 실어온 발복
아 - 아 - 이 무슨 기적이냐. 박명원의 생각에는 시골구석에서 빈한하게 자란 색시, 오죽이나 무무하며 시골태가 오죽하랴, 이렇게 생각했더니 급기 대해본즉 눈이 확 티이는 느낌이었다.
그 청수한 용모, 단아한 동작, 순하면서도 명석한 대답소리 비록 옷은 무명옷일망정 바야흐로 귀인다운 풍도가 풍성하였다.
“친정이 빈한한 것이 한 개 험절이오이다.” 하였더니 정조는,
“그게 무슨 말씀요. 과인이 처가의 덕을 보잘 사람요. 친정의 빈부가 무슨 상관요.”
투환금은
“광속에 있는 돈 포대 속엔 돈은 한 푼 없고 말끔 해골쪼가리뿐이올시다.” “그게 무슨 소리냐?” 하고 감사 자신이 밖으로 뛰어나가서 광속을 검사해보니 과연 돈은 한 잎도 없고 전부가 해골쪼가리 등속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백성의 고혈을 빨아먹어 만든 졸부는 역시 하룻밤에 거지가 되고 말았다.
조 씨는 속으로 녹림객의 짓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지마는 그런 내색도 아니 한 것은 물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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