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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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수집> 겨울 밤에 국수 추렴이란 참 그럴듯했다. 게다가 양념이 닭고기요, 국물 동치미일 때에는 더할 나위 없었다.이 겨울에도 마을앞 주막에서 국수를 누르게 되자부터 욱이네 사랑에서 일을 하던 젊은 축들도 이 국수에다 구미를 또 붙이게 되었다. 자정이 가까 워 배가 출출하게 되면 국수에 구미가 버쩍 동해서 도시일이 손에 당기지않았다. 참다참다 못해서
“제기랄 또 한 그릇씩 먹구 보지.”
누가 걸핏 말만 꺼내도 이런 제의가 나오기를 기다리고나 있었던 듯이 모두들
“그래라 제길 먹구 보자.”
하고 일하던 손을 일제히 떼었다. 그리고는 우르르 주막으로 밀려 나가곤했다.그러나 가마니 닢이나 치고, 새끼 발이나 꼬는 것을 가지고 밤마다 국수 추렴이란 따지고 보면 곤란한 일이었다. 외상이라고는 하지만 섣달 그믐까 지는 세상 없어도 깡그리 갚아야 하는것, 힘에 넘치는 부담인 것이다. 웃을 노릇이 아니었다. 그냥 계속하잘 수가 없어서 다시 건명태개와 오징어마리로 환원을 하자는 축도 있었으나, 국수에 맛을 붙인 그들의 구미엔 그까짓 오징어 마리나 명태개 로서는 인젠 구미의 대상으로 되지 않았다. 그래 도 어떻게 국수를, 하고 국수 먹을 방도만 강구해 오던 그들은 결국 이러한 안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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