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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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독부> 이 마을 이름은 모두 돈들뺑이라고 이른다. 신작로에서 바라보면 넓은 들 가운데 백여 호 되는 초가집이 따닥따닥 들러붙어 있는데 특별히 눈에 뜨이는 것은 마을 앞에 있는 샘터에 구부러지고 비꼬아져서 제법 멋들어지게 서있는 향나무 몇 폭이다.
마을에서 신작로길로 나오려면 이 멋들어진 향나무가 서 있는 샘터를 왼편으로 끼고 돌아 나오게 되는데 요즘은 일기가 제법 따뜻해진 봄철이라 향나무 잎사귀들이 유달리 푸른빛이 진해 보인다.
마을 사람들은 이 샘이 아니면 먹을 물이라고는 한 모금 솟아나는 집이 없으므로 언제나 이 샘터에는 사람이 빈틈이 없고 더구나 요즈음은 경루보다 더 옥신각신 복잡하다.
이 샘터에 나오는 사람은 거의 모두 여인들인데 요즈음같이 따뜻한 봄철에는 붉고, 푸르고 노란 색저고리를 입은 각시 처녀 어린 계집아이들이 훨씬 늘어가는 듯하다. 겨울 추울 때 같으면 물이나 길어 재빠르게들 돌아갈 것을 요즈음은 공연스리 해해해 쫑알거리느라고 샘터 어귀를 시끄럽게 하여 검푸른 향나무 가지 사이로 온갖 색저고리 빛을 어른거리게 하여 길가는 짓궂은 남정네들의 춘흥을 자아내주는 풍경이 되고 있다.
그런데 오늘도 기나긴 하루 해 동안 무색 저고리가 끊일 사이 없더니 이제 햇발이 서쪽 산 저편 땅바닥까지 쑥 넘어가 떨어진 지도 한 담배 참이나 되자 겨우 샘터는 말갛게 보여 졌다. 그래서 온종일 시달리던 샘터가 이제부터는 내일 새벽까지 숨을 내쉬리, 라고 생각되었더니 어디서 총총 발걸음 소리가 나며‘퐁’하고 두레박을 샘 속에 떨어뜨렸다.
샘물은 내쉬든 숨을 놀란 듯 채 걷기도 전에 두레박을 따라 조그마한 물동이 속으로 주루룩 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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