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노파> 시골 노파(老婆)
그러다가 모습을 몰라보고 혹시 지나쳐 버리지는 않을까,거의 20년 동안이나 못 뵈온 덕순 어머니라, 정거장으로 마중을 나가면서도 나는 그게 자못 근심스러웠다.
그러나 급기야 차가 와 닿고 노도처럼 복도가 메여 쏟아져 나오는 그 인파 속에서도 조고마한 체구에 유난히 크다란 보퉁이를 이고 재바르게도 아장아장 걸어나오는 한 사람의 노파를 보았을 때,나는 그것이 덕순 어머니일 것을 대뜸 짐작해 냈다. 어디를 가서 단 하룻밤을 자더라도 마치 10년이나 살 것처럼 이것저것 살림살이 일습을 마련해서 보퉁이를 크다랗게 만들어 가지고야 다닌다는 이야기를 전에 시골 있을 때 얻어 들었던 기억이 그 노파의 머리 위의 보퉁이를 보는 순간, 문득 새로웠던 것이다. 출찰구를 다 나와 바로 내 옆으로 새려는 것을 나는 어깨를 꾹 눌러 붙들었다.
"덕순 어머니시죠?"
"아아니! 네 네레 세켠댁 준호가?"
받는 대답이 틀림없는 덕순 어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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