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 소망(少妄)
남아거든 모름지기 말복날 동복을 떨쳐 입고서 종로 네거리 한복판에가 버티고 서서 볼지니…… 외상진 싸전가게 앞을 활보해 볼지니……
아이, 저녁이구 뭣이구 하두 맘이 뒤숭숭해서 밥 생각두 없구……
괜찮아요, 시방 더우 같은 건 약관걸.
응. 글쎄, 그애 아버지 말이우. 대체 어떡하면 좋아! 생각허면 고만.
냉면? 싫여, 나는 아직 아무것두 먹구 싶잖어. 그만두구서 뭣 과일집(果實汁)이나 시언하게 한 대접 타 주. 언니는 저녁 잡섰수? 이 집 저녁허구는 괘 일렀구려.
아저씨는 왕진 나가섰나 보지? 인력거가 없구, 들어오면서 들여다보니깐 진찰실에도 안 기실 제는……
옳아, 영락없어. 그 아저씨가 진찰실에두 왕진두 안 나가시구서, 언니허구 마주 안 붙어앉었을 때가 있다가는 큰일나라구?
원 눈두 삐뚤어졌지. 우리 언니 저 아씨가 어디가 이뿐 디가 있다구 그래 애! 시굴뚜기는 헐 수 없어. 이따 저 누구냐 ‘솨알’? 읽은 지가 하두 오래 돼서 다아 잊었네, 뭣이냐 보바리이 부인 남편 말이야……
허는 소리 좀 봐요. 늙어가는 동생더러 망할 년이 뭐야?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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