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부부(夫婦)
결혼하던 당년 여름이었읍니다. 다방골 어떤 학생 하숙에서 두어 달이나 지낸 두 내외는 동소문안 어떤 집 사랑채를 세로 얻어 가지고 이사를 하였 읍니다.
단 내외간 살림인데 가난까지 겸하여 놓으니 세간이라고는 잔약한 서방님의 어깨에 올려 놓아도 그리 겨웁지는 않을 만하였읍니다. 그런 세간이건마는 되지도 못한 체면을 보노라고 짐꾼을 불러서 지어 가지고 갔읍니다.
그집 사랑채는 말이 사랑채지 실상은 왼채집이나 다름없었읍니다. 방은 하나이나 간 반이 되고 벽장까지 있으니 그만하면 신혼지초에 신정이 미흡한 젊은 내외의 용슬(容膝)은 넉넉하였읍니다. 부엌은 말로 반 칸이지 사실로는 반의 반 칸이나 되겠으나 다행히 아씨의 몸집이 뚱뚱보가 아니니까 그것도 부족될 것은 없고 툇마루까지 넓적해서 저녁 후에 내외가 나앉아서 낙산위에 떠오르는 달을 바라보면서 소근소근 이야기하기에도 십상 알맞았읍니다.
그런데 걱정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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