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달> 아들 삼준(三俊)은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조반 수저를 놓으면서 이내 일어서, 기름 묻은 작업복 저고리를 떼어 입고, 아낙은 벤또 싼 보자기를 마침 들려주고 한다.
아랫목에서, 세살박이 손자놈을 안고 앉아 밥을 떠넣어주고 있던 강선달이, 아들의 낯꽃을 보고 보고 하다, 짐짓 지날말처럼 묻는다.
"오널두 늦게 나오냐?"
악센트하며 김만경(金萬頃) 그 등지 농민의, 알짜 전라도(全羅道) 사투리다.
"네에……"
삼준은 얼굴과 대답 소리가 모호하면서, 무얼 딴 생각을 하느라고 우두커니 한눈을 팔고 섰다. 그러고는, 무슨 말을 하기는 하려면서도 옆에서 보기에도 민망하도록 덤덤히 섰기만 한다.
"오늘일랑 이노고리가 있드래두, 직공들끼리 하게 하구서, 일찍 나오시우?"
보다못해, 아낙이 거들음을 하던 것이다.
해도, 삼준은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기색이 시무룩하고 좋지가 못하다. 아낙은 더욱 마음에 불안스러
"짐도 있구 하니깐…… 뫼시구 나가서 차표두 끊어드리구, 재리두 잡아드리구 하자믄……"
하는 것을, 강선달이 질색하여 며느리의 말을 막는다.
"야 야, 정거장으넌 나와서 무얼 허냐?…… 아, 나 저녁 일찌감치 먹구서, 츠은츤이 나가서, 지대리다가, 차표 사 각구, 차 타먼 구만이지, 아 무엇허러 외왼종일 고된 일헌 사람이 날 바래다 준다고 또 정거장까장 나온담 말이야? 아예 그럴라 마라!"
"아이, 그래두 모서다 드려예지, 아버님 혼잔 못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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