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애자> 「여기좀 세워주게 저 약방앞에.」
걸칙한 이말에 교통신호에 걸렸다가 금방 새로운 속력을 내여 앞을 다투든 자동차는 급정거를 하야 찍, 찌직-하고 뒤바퀴를 끌면서 보도우에 우뚝섰다.
덜컥 앞으로 한번 밀렸다가 묵직한 몸집이 다시 씨-트에 파묻히우는 순간
「어데랍시요?」
하고 무른것은 핸들을 쥔채얼골을 돌리는 운전수가 아니고 그의옆에 가방을 들고 앉어있는 윤수(允秀)였다.
「응-저기 저 약약방.」
뚱뚱한 몸집을 인바네스로 둘러싼 최충국(崔忠國)씨는 힌수염이섞인 턱수가리를 창문밖으로 향해서 약간 돌리드니 일시에 창밖을 내다보는 윤수와 운전수의 뒤에서 혼자 음칠음칠하고 내릴준비를 한다. 뒤섰든 자동차들이 옆을 스치며 앞으로 다라난다. 이들이탄 자동처는 두어번 우무적거리다가 이윽고 가등밑으로 가 선다.
한발자국 앞서서 유쾌하게 근엄하게 걸어가는것은 김윤수였다. 그리고 뒤서서 점잔체 둥실둥실 걸어가는것은 물론 만금광업주식회사(萬金鑛業株式會社)의사장 최충국씨이다.
이 황송한 래객을 맞는 유명매약 처방조제의 양약국은 금시에 활길를 띠어 윤수가 유리창문에 손을대기가 무섭게 고구라 잠바를 입은 사환아이는 드르륵 안에서 문을 열어제치면서,
「어서 오십쇼.」
하고 껏듯 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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