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한 저녁> 그러나 한순간 뒤에 노자작의 노염에 불붙는 눈은 휙 돌아와서 아들의 얼 굴에 정면으로 부어졌다.
“네게는 ― 네게는 ―.”
노염으로 말미암아 노자작의 숨은 허덕였다 ―.
“네게는 아비가 그렇듯 노쇠해 뵈더냐!”
일찌기 호랑이 같은 재상으로서 선정(善政)에 학정에 같이 그 이름을 울리 던 노자작의 면목은 여기서 나타났다. 얼굴은 누렇게 여위었지만 거기서 울 려나오는 음성은 방을 드렁드렁 울리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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