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다시 읽는 즐거움 현진건 대표 단편소설 추천 새빨간 웃음>
Prologue
2017년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1900년대 초반을 살았던 작가 현진건......
시대적 배경이 다르지만 작품을 읽으면서 공감을 하고 가슴 아파하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람 사는 것은 비슷하구나 느끼는 것은 이곳 대한민국이라는 같은 공간적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본다면 역사란 시간의 지배를 받는 시간의 축이 아니라, 공간의 지배를 받는 공간의 축이 아닐까 한다.
학교 다닐 때 시험 문제에 나오는 소설로 공부했던 한국문학의 대표 단편소설들을 요즘 다시 읽어보면서, 그 때는 느끼지 못했던 재미와 감동을 느끼고 있다. 공부로 봤던 소설은 재미없고 어렵게 느껴지기만 했었는데, 편하게 읽는 요즘은 참 재미지다. 어려운 시대를 살았던 그들 나름의 유머와 삶의 즐거움, 긍정적 사고, 슬픔을 슬픔으로만 느끼지 않고 시대정신을 갖고 극복하려했던 노력 등등......무엇보다도 생활인으로써 삶에 대해 관조하는 내가 작품을 보면서 공감하기에 감동의 정도가 다르리라.
한국문학, 다시 읽는 즐거움......여러분도 누려보길 바란다.
<새빨간 웃음>은 1925년 <개벽>에 발표된 단편소설이다.
병일은 만석꾼의 외동아들로 물 퍼붓듯 금전을 써 명월관에서 반한 어여쁜 기생 경화를 손아귀에 넣었다. 곤히 잠든 경화의 팔뚝에 감아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여 벗기어보니 뽀얀 살 위에 먹실로 '백년랑군 김상렬'이라고 뚜렷이 뜬 것을 보고 흥분하였지만, 경화의 몸부림치듯 울어대는 모습을 보며 자신을 향한 사랑이 진심이라 여겼다. 그러나 경화는 일원 삼십전 짜리 사랑이라고 비웃듯 말하는 기생의 사랑을 아니라고 소리 높여 외치듯 스스로 칼로 먹실로 뜬 '백년랑군 김상렬'을 잘라내고 마는데......
사랑 참...... 독하다.
객관적인 현실 묘사를 지향한 리얼리즘의 선구자라는 현진건이 쓰는 사랑에 관한 소설을 읽다보면, 에로틱함을 수채화처럼 표현하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에로틱이 수채화가 될 수 있다니...... 현진건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2017년. 10월. 눈이 부시게 푸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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