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정조 (한국문학전집: 방정환 26)> 해가 졌다!
이 소리는 찌는 듯한 고열과 썩은 증기 속에서 온종일 볶이던 시민에게 얼마나 반갑고 기운나는 소식이랴. 남산과 북악산, 그 사이 바닥에 놓여 있는
경성 장안의 복판 위에서 견디어 보라고 하는 듯이 불발을 내려 쏟는 해가 새문 밖 금화산(金華山) 머리를 넘으면, 경성 거리에는 사람들이 우적우적
나와서 행인의 수효가 졸지에 많아진다. 그 무서운 해가 인제야 졌습니다그려! 피차에 이런 말을 하는 듯한 얼굴로 서늘한 세모시 주의(周衣)를 입고들 나서서 느릿느릿 천천한 걸음걸이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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