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점묘(漁村點描); 강경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어촌점묘(漁村點描); 강경애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고향 일우에 몽금포를 두고도 벼르기만 하고 한 번도 찾지 못하였다가 이번에 귀향하는 기회를 타서야 겨우 찾게 되었다. 그 이름이 전 조선적으로 알려진 그만큼 나는 커다란 기대와 흥미를 가지고 자동차 위에 몸을 실었다. 황막하기 짝이 없는 만주 벌판에서 자연에 퍽이나 굶주렸던 나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내가 조선땅에 일보를 옮겨놓은 그 순간부터라도 ‘조선의 자연은 과연 아름답다’ 하는 감탄을 무시로 발하게 되었다.
오랜 매우(梅雨) 때문에 도로는 상하여 평탄하지 못함인지 자동차는 노상키 까부질을 하나, 앞에 전개되어 나타나는 전원으로부터 불려오는 구수한 냄새에 취하여 나는 괴로운 것도 미처 생각하지 못할 지경이었다. 우편(右便)으로 불타(佛陀)산맥이 구불구불 흘러서 마치 바다의 파도와 같이 뛰놀고 좌로 찰석(札石)산맥이 높은 듯 낮고, 낮은 듯 높아 그 뫼됨이 자못 기이하게 보였다. 그 위에 솜 같은 구름이 떼를 지어 오락가락 한가롭다.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