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旅愁); 정인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여수(旅愁); 정인택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작품> 미리보기
생각하니 김군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그러니까 두자 길이가 넘는 김군의 유고 뭉치를 내가 맡아 간직한지도 이미 한 해가 넘는 셈이다.
살릴 길 있으면 살려주어도 좋고 불살라버리거나 휴지통에 넣어도 아깝게 생각 안할 터이니 내 생각대로 처치하라고─그것이 김군의 뜻이었노라고 유고 뭉치를 내게 갖다 맡기며 김군의 유족들은 이렇게 전했었다.
그 유고 속에는 김군이 30평생을 정진하여온 문학적 성과가 모조리 들어 있었다. 장편 단편 합하여 창작만이 20여 편, 시가 400자 원고지로 삼사백매, 그리고 일기, 수필, 감상 나부랭이는 부지기수였다.
나는 게으른 탓도 있으려니와 우선 그 굉장한 양에 압도되어서 감히 읽을 맘을 먹지 못하고 오늘 내일 미루어오는 사이에 김군에겐 대단히 죄송한 말이나 어느덧 그 존재조차 잊고 말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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