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지와 철장 ; 현진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신문지와 철장 ; 현진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신문지와 철장 ; 현진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신문지와 철장 ; 현진건 (한국 문학 BEST 작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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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쭙잖은 일로 삼남 지방 T경찰서 유치장에서 며츨을 보낸 일이 있었다.

사월 그믐께 서울에서는 창경원 밤 꽃구경이 한참일 무렵이었다. 앞문 목 책과 뒤 쇠창살 사이로 햇발은 금강석과 같이 부시다. 조각밖에 아니 보이는 하늘가로 흰 구름의 끄트머리가 어른어른 떠돈다.

지금까지 문 앞에서 서성서성하고 있던 우리 방에서는 제일 존장인 오십 남짓한 구레나룻이 한숨인지 감탄인지 분간 못할 소리로 읊조렸다.

“에에헷! 일기는 참 좋군! 저 홰나뭇가지를 보시오. 거기는 바람이 있구려. 새파란 잎들이 너울너울 춤을 추며 곧 하늘로 날아 오르는 것 같구려.”

나는 그 절묘한 형용사에 놀래었다. 그는 주막집 주인으로 오늘날까지 그럭저럭 꾸려가다가 수상한 청년 한 명을 재운 죄로 벌써 열이틀째 고생을 하고 있는 중늙은이다. 그에게 이런 시흥이 있을 줄이야! 나의 눈에도 그 홰나무가 뜨인 지는 오래였다. 경찰서 마당 소방대 망루가 있는 바로 옆에 그 홰나무는 넓은 마당을 덮은 듯이 푸른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 때마츰 불어오는 동풍을 안고 길게 늘어진 가지들이 휘영휘영 흔들린다. 갇힌 이에게는 그 자연스러운―자연스럽지 못한 경우에 쪼들리는 우리는 얼마나 자연스러운 데 주렸으랴―푸른 빛이 끝없는 감흥을 일으켰음이리라. 그 바람을 따라 아모 거리낌 없이 흔들리는 대로 흔들리는 모양이 어데까지 자유스럽고 어데까지 즐겁게 보였음이리라. 하늘에 날아 오르는 것 같다는 한 마디 말에 그 홰나무의 형용과 아울러 그의 처지와 감정과 심회를 여실하게 나타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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