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질 듯 위태로운 슬픔 속에서 살아나 용기를 만들다

쓰러질 듯 위태로운 슬픔 속에서 살아나 용기를 만들다

<쓰러질 듯 위태로운 슬픔 속에서 살아나 용기를 만들다> “싫어! 나를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고 하여간 모든 편의를 제공해 주기 전까지는 네 목에 붙어 있을 테야.”
고슴도치야- 용케도 어떻게 매달려 있는지는 모르되- 내가 목을 털어도 어떻게든 요리조리 잘도 붙어있다. 참- 그 정성으로 스스로 살아가면 될 터인데, 왜 인간들의 도움을 꼭 받아서 살려고 하니. 편안한 안주라는 것이, 그렇게 좋은 것 만은 아니야. 뭐- 이제껏 홀로서기도 못한 채로 부모님께 용돈이나 얻어 타 쓰며, 네 말대로 반 키워주는 식으로 살아온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말이야. 어떻게 보면- 내가 애완동물보다 나은 점이야 물론 많겠지만, 단순히 보자면 먹고 놀아서 그 따위 짐승들과도 비교되는 현실이 매우 슬프다. 아무도 비교하지 않아- 너의 망상이야.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은 편하지만, 가끔씩 이렇게 두들겨 맞고 내쫓기는 것도 왜 내가 잘못해서 그런 것 같은 생각이 들까? 빌어먹을 생각.
“휴우- 맘대로 해라. 난 어찌됬건 앞이 캄캄하니까.”
나는 이제 포기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강제로 떼놓고 할 기운도 없다. 내 목에 가시를 긁혀 넣은 혈흔을 새기고 싶지도 않고 말이다.
“뭐가 캄캄해? 인간이잖아. 인간들은 맘대로 할 수 있으니까 얼마나 좋아?”
고슴도치가 철없는 소리를 하고 있다. 대체- 내가 뭘 맘대로 하는 만물의 영장이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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