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애 단편집 9> “연희는 아시겠지요? 같은 고향이라지요?”
“네. 말은 못해 봤어도 낯만은 여러 번 보았지요.”
“숙희도 늘 놀러가던데요, 방학 때면.”
“글쎄요, 자세히 모르겠습니다.”
요리조리 묻는 것이 귀찮았다.
구둣소리가 나자 방문이 열렸다. 영실은 얼른 일어났다. 그리하여 안방으로 들어갔다.
봉준이는 마루 구석에 피하여 섰다가 방으로 들어섰다. 옥이는잠잠히 일어섰다.
“평안히 주무셨소?”
이렇게 묻고 나서 신문지 속에 들어 있는 노랑 구두를 꺼냈다. “신어 보시오.”
그는 가슴이 두근두근하였다. 그리고 발 내놓을 것이 무엇보다도 난처하였다. 그는 포켓에서 살색 양말을 꺼냈다.
“이것 신고 신어 보시오.”
그의 얼굴은 빨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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