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근대문학선: 언약 (채만식 15)> 덕쇠는 어머니가 두드리다시피 해서 깨우는 바람에 겨우 일어나 앉아 쥐어뜯듯이 눈을 비빈다.
“조깨(조금) 더 잡시다…… 아즉 초저녁일 틴디 멀 그러넌그라우!”
그는 잠에 취한 목소리로 이렇게 두덜거린다. 마당에 편 밀짚방석에서 저녁 숟갈을 놓던 길로 쓰러져 이내 잔 가늠은 않고 워낙 잠이 고단하니까 떼를 쓰는 것이다.
“야, 야 초저녁이 다 무엇이냐! 저 달 좀 보아라. 밤이 벌써 이식히였구만…… 어서 정신 채려갖구 논에 좀 나가 보아라. 늬 아부지
지대리겄다.” 어머니는 그래도 타이르듯이 재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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