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근대문학선: 라오코윈의 후예 (이효석 12)

한국근대문학선: 라오코윈의 후예 (이효석 12)

<한국근대문학선: 라오코윈의 후예 (이효석 12)> 무덥고 답답한 것은 오히려 참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몰려드는 파리떼야말로 역물이다. 편집 시간을 앞두고 수선스럽고 어지럽고 초조한 편집실의 오후를 파리떼는 제 세상인 듯 들끓고 있다. 얼굴과 손을 간지르다가는 목탄지 위에다 불결한 배설을 하고 날아가곤 한다.

“추잡한 방안이 천재의 있을 환경이 못 되누나.” 삽화가 마란은 시간이 촉박하였음에도 그날 소설에 들어갈 삽화를 아직도 그리지 못한 채 파리와의 싸움에 정신이 없다. 천재로 자처하는 그에게 휘답답한 편집실은 버릇없기 짝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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