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전집182: 보은단 유래> 선조(宣祖) 十八[십팔]년 임오(壬午) 가을 어느날 아침이었다.
왕께서는 일찍부터 근정전에 납시어 모든 신하들의 예궐을 기다리고 계시 었다.
왕께서 이렇게 일찍부터 ─ 신하가 예궐하기 전에 근정전에 납셔 조회를 기다리시는 전례가 없었다.
왕은 우수의 빛을 용안에 가득히 실으시고 용상 앞을 거니신다. 벌써 반 시간 동안이나 이처럼 묵묵히 거니시며 이따금 넓은 뜰을 내어다 보신다.
오늘에 한해서 특히 늦은 것은 아니지마는 왕은 신하들의 태만이 괘씸하시 다는 듯이 불쾌한 눈으로 멀리 대문 쪽을 바라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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