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전집268: 마음을 갈아먹는 사람

한국문학전집268: 마음을 갈아먹는 사람

<한국문학전집268: 마음을 갈아먹는 사람> 밤이 들어가나 보다. 들창 밖 골목길에 빠드득빠드득하며 다 젖은 눈을 밟고 오고 가던 사람들의 발자국소리조차 뜨-하여진다. 삐걱 털컥하고 주인집 안대문 닫는 소리가 몰아쳐 부는 바람소리를 가로질러 때려 누르고 요란스러히 울린다.

이 문 닫는 소리에 신경이 갑자기 더 날카러워진 삼득이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고개와 귀를 잠간 그쪽으로 기울이고 나서는 까막어리는 석유 등잔불로 눈이 가다가 다시 누덕이로 둘둘 싸안은 어린 딸의 얼굴로 향하여오며

"네기―거진 올 때가 되었겠는데……"

하고 중얼거리며 다시 앉은 몸을 굽혀 걸레쪽으로 틀어막았던 문구녁으로 외짝눈을 대고 바깥을 내다보다가 문구녁을 다시 막고는 몸을 돌이켜 앉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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