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섬 1> 외딴섬으로 보물을 찾아 떠난 사람들, 그리고 사라진 그들...
초등학생 시절, 따스한 봄날 소풍을 떠나 보물찾기라는 이벤트에 참여해 본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코끝을 감싸는 봄날의 향기에 취한 코흘리개 아이들에게 ‘보물’이라는 단어가 주는 환상은 ‘내가 정말 찾을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과 동시에 왠지 모를 설렘을 가져다준다. 보물을 찾아 열심히 뺑뺑이(?)를 돌던 아이들 중 보물을 찾은 누군가의 입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오고, 부상으로 받은 자그마한 공책이나 필기도구는 방구석 어딘가에 처박혀있을 지도 모를 일이지만, ‘보물’을 찾았다는 그 설렘만큼은 어린 가슴 한 구석에 고이 모셔두었을 것이다.
그 어린 코흘리개들이 커서 어른이 되었지만, 코를 흘리지 않는다는 것 빼고는 나아진 게 없는, 삶이 비루하기만 한 어른들은 아직도 ‘보물’이라는 환상을 잊지 못한다. 하지만 이제는 공책과 필기도구로는 성에 차지 않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가 걸린 어른들에게 ‘보물’이라는 환상만으로 그들의 가슴을 채우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그들은 ‘진짜’ 보물을 손에 넣는다는 또 다른 환상을 만들며 처절해져 버린 삶의 공허한 한 구석을 조금이나마 채워보려고 한다.
보물을 찾아 외딴섬으로 떠나는 사람들. 하지만 돌아오지 못하는 그들... 그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 그들은 보물이라는 환상을 손에 사로잡을 수 있을까? 코흘리개 어린 시절의 환호성을 그곳에서도 지를 수 있을까?
<기담>으로 기묘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던 정주현 작가의 신작, 외딴섬
정주현 작가의 신작 <외딴섬>은 어느 외딴섬으로 보물을 찾아 떠나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흔하디 흔한 보물찾기 류의 미스터리물이라고 치부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외딴섬>을 이루고 있는 서로 다른 배경의 3가지 이야기가 교묘하게 이어지는 접점은 이 소설이 흔한 보물찾기 이야기일 것이라는 당신의 예상을 깨버린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보물의 존재를 듣고 갑작스레 변하는 등장인물의 심리변화는 섬뜩함을 주기도 한다. 이런 공포스러움은 미스터리물에 들어가는 양념과 같은, 작가가 주는 덤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기묘한 이야기꾼 정주현, 외딴섬, 보물, 사라지는 사람들, 그리고 교묘하게 이어지는 3가지의 이야기. 판은 벌어졌다. 미스터리물에 목마른 당신이라면 이보다 더 좋은 잔치를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거나하게 한 잔 들고 가시라. 당신의 갈증이 풀릴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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