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 : 모파상 단편선 | 바톤핑크 환상문학 서클 003> 다르빌 후작 집안은 대대로 사냥에 관한 열정이 남달랐다. 그런데 갑자기 사냥을 금하게 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후작 본인이 직접 밝힌 사건의 중심엔 늑대가 있다. 흰색에 가까운 회색, 거대한 몸집,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듯한 교활함과 잔인함. 이 가공할만한 늑대와 인간의 일대 혈전이 벌어진다.
<책 속에서>
이것은 라벨 남작의 저택에서 생위베르(사냥꾼의 수호신으로 알려진 그리스도교의 성인—옮긴이) 축일의 만찬이 끝나갈 즈음, 늙은 다르빌 후작이 우리에게 해준 이야기다.
우리는 그날 사슴 한 마리를 잡았다. 손님 중에서 사슴 사냥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은 후작뿐이었다. 그는 절대 사냥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그 긴 만찬 내내 좌중의 화제는 주로 짐승 죽이는 얘기였다. 여성들도 그 잔인하고 종종 믿기지 않는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목청을 돋우고 손짓발짓까지 해가면서 맹수와 인간 간의 공격과 싸움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다르빌 후작은 다소 과장됐지만 효과는 만점인 시적 어조로 달변을 구사했다. 더듬거리는 대목 없이 유창하게 말을 이어가는데다가 그림을 보여주듯 생생한 표현을 골라 쓰는 것으로 봐서 이 이야기를 자주 되풀이해왔음이 분명하다.
여러분, 나는 사냥을 하지 않는다오. 내 부친도 조부도 증조부도 사냥을 삼갔지요. 증조부님은 여러분이 지금까지 사냥한 것을 전부 합한 것보다도 사냥을 많이 하신 분의 아들이었소. 그 고조부님은 1764년에 돌아가셨다오. 그분이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말해드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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