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이별> “그리운 건 사람이 아니라 그 시절 우리들의 시간이다.”
“흘러간 시간이 바꾸어 버린 사람과 관계는 돌아오지 않는다.”
1980년대.
시절은 불온했지만 그래도 청춘은 싱그러웠다. 그때 그걸 느끼지 못했을 뿐. 격앙돼 있던 그 시절에 눌려 있었고, 미래는 두꺼운 장막에 가려진 듯 답답했다.
‘그저 청춘을 즐기며 세월의 흐름에 몸을 실었어도 어차피 지금의 나로 살 것을……’
나는 범륜사로 간다. 아버지 기일을 즈음한 이 무렵엔 늘 아버지 위폐를 모신 그 절에 들러 내가 아는 모든 위폐들에 한 번씩 절을 하고 온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가 지금 내 나이 즈음. 그때는 아버지가 그렇게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는지 몰랐다. 젊었던 나는 나이를 이렇게 빨리 먹는지 몰랐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떠난 사람을 기준으로 내 나이를 계산하게 된다. 해가 바뀔 때마다 나는 계산을 한다. 그들보다 내가 몇 년을 더 살고 있는지. 지금 나는 그 싱그럽고도 불온했던 시절을 함께 났던 친구들보다 10년 넘게 더 살고 있다.
그렇게 떠난 사람들은 잊히고, 내겐 시간만이 남았다.
<작품>
『여류 삼국지』(메디치미디어)
『적우(敵友): 한비자와 진시황』(나남)
『카페만우절』(나남)
<인문교양서>
『군주의 남자들』(나남)
『21세기 군주론』(독서일가)
『양선희 대기자의 글맛 나는 글쓰기』(독서일가)
『합법적 불공정 사회』(독서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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