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B - 한현주 희곡 [2019 아르코 창작산실 대본공모 선정작품]> « 괴물 B » 시놉시스
주인공 B는 성별, 나이 모두 짐작할 수 없는 인물이다. 그의 몸은 좀 특별하다. 신체의 각 부분이 결합된 몸이다. 프랑켄슈타인이 만든 괴물을 떠올려볼 수도 있겠지만 그것과는 좀 다르다. B의 몸은 노동 중에, 즉 산업 재해로 손실된 몸의 일부들로 결합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신체의 각 부분의 주인이었던 자들의 성격들이 마구 발산된다. 특히 그들이 몸의 일부를 잃을 당시에 느꼈던 감각이 마구 전해져 B를 고통스럽게 해왔다. 거의 120여 년 동안 말이다. 이런 B를 지칭하는 수식어들은 다음과 같다. ‘살아있는 시체?’ ‘죽지 않은 자?’ ‘태어나지 않은 자?’ ‘비참한 자?’ ‘단수이자 복수?’
B는 이제 이 지긋지긋한 삶을 끝내려 한다. 하지만 그는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자살도 불가능하다. 몸의 모든 주인들이 죽어야 자신도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B는 자신과 같은 부류에서 가장 늙은 축에 속한다. 그만큼 몸의 많은 주인들이 늙거나 병들어 죽었다. 이제 셋 남았다. B는 그들을 죽이고 생을 마치려 한다. 그는 자신을 돌봐준 신부님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몸이 시작된 한 폐공장에 짐을 푼다. 요람에 무덤을 만들려는 것이다. 물론 신부는 그의 살인 및 자살 계획을 알지 못한다.
그런데 그곳을 휴식 공간으로 쓰는 스물 두 살의 ‘연아’가 있다. 인근 공장에서 3교대로 일하는 그녀는 식사 시간이나 퇴근 후에 이곳에서 시간을 보낸다. 연아는 B의 정체를 모른 채, 신부님의 간곡한 부탁으로 폐공장을 공유하기로 한다. 그리고 그곳에 또 하나의 인물이 찾아온다. B의 후배인 b다. b는 누구보다 B의 고통을 잘 알기에 그의 계획에 동참하고자 하는 것이다.
B는 일단 자신이 죽이고자 하는 세 사람이 어디에 살고 있는지 찾아야 한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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