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자살> 나와 세상 속에 숨은 혐오를 직시하는 것
『혐오자살』은 한 남자의 죽음을 둘러싸고 있는 세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 진행 되는 미스터리 플롯 속에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에 대해 깊은 통찰을 전달하는 작품이다.
자신과 동반 자살을 하려고 한 남자 친구를 베란다에서 밀어버리고, 그것을 은폐하려는 여자.
사건 피해자이자 사건 발생 이전에 새로 이사 온 아파트에서 이상한 일을 자꾸 겪은 남자.
단순 자살 사건이 아님을 눈치채고 홀로 수사를 진행하는 형사.
세 사람의 이야기가 자유로운 시점과 시간 흐름 속에서 진행되고, 이야기의 후반부에 모두 한 곳으로 모인다. 그리고 이쯤 되면 독자들 역시 휘몰아치는 사건들 속에서 수많은 추측과 가정, 깨달음을 거치며 각 인물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재배치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시점과 시간 흐름은 자칫 잘못하면 인물의 감정이입을 방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조영주 작가는 치밀한 심리 묘사와 상황 설명을 통해 독자들이 세 인물 모두의 입장을 따라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 얽혀 가는 인물 관계는 작품의 미스터리를 더 강화시키고 주제 의식 또한 탄탄하게 만든다. 우리 사회에서 혐오란 어떤 것인지, 그 혐오가 불러일으키는 사회적 문제는 어떠한 것인지 세밀하게 다루고 있다.
조영주 작가가 플롯, 캐릭터와 인물관계, 주제 의식을 정교하게 세공한 『혐오자살』은 그간 독자들이 인지하지 못했던 혐오와 그 혐오 세계에 대한 생각을 깨우치게 한다. 물론 그 이후의 감정과 태도는 개인의 가치관에 달려 있다. 그저 이 작품을 읽은 독자들은 적어도 자신이 인지하고 있는 ‘혐오’는 벗어 던질 수 있길 바라는 바다.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