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지 이야기

간사지 이야기

<간사지 이야기>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 「구름 그림자」 등이 수록된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이후 20여 년 만에 오랜 침묵을 깬 소설가 최시한의 신작

“아버지는 농부였으나
우리 동네 바람에서는 늘 갯내가 났다”

‘무의미’와 ‘망각’에 맞서 한 세대의 색깔과 무늬를 오롯이 되살린,
최시한의 자전적 연작소설!

1996년 「허생전을 읽는 시간」 「구름 그림자」 등이 수록된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이후 오랜 침묵을 깨고 소설가 최시한의 신작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그는 전작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에서,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의 번민과 방황, 욕망과 우정, 고독, 삶에 대한 성찰 등을 특유의 섬세하고도 정교한 문체로 그려내는 한편, 열악한 우리 교육 현장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문학적으로 잘 형상화하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 소설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교과서에도 실리며, 지금도 꾸준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후 20여 년 만에 발표하는 소설인 이 책 『간사지 이야기』는, 최시한의 소설가로서의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이번 작품이 더욱 특별한 것은 그의 자전적 이야기가 녹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간사지는 ‘간석지를 둑으로 막아 개간한 땅,’ 즉 ‘간척지(干拓地)’를 가리킨다. 실제로 “충남 보령시 청소면 장곡리의 간사지 마을”에서 나고 자란 작가는, 자신의 고향을 소설의 주요 무대로 옮겨 왔다. 그는 실제 자신의 가족과 이웃, 고향의 들판과 바다, 갯벌, 그곳들을 훑고 지나간 시간들을 더듬어 이 14편의 이야기들을 완성해냈다.

이 책에 실린 연작들은 60~70년대를 배경으로, 주인공 ‘나’의 유년기 시절부터 사회 초년생이 된 이후까지를 그린다. 각 편의 에피소드들은 얼핏 따로 떨어진 듯 보이지만, 후반부에 가서 하나의 유기적인 이야기로 통합되면서 세월의 흐름과 한 세대의 변화를 아울러 보여준다.

소설 속에서 ‘간사지’는 주인공 ‘나’의 고향이자, 이곳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의 정체성인 동시에 인간과 자연의 구도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공간이다. ‘간사지’ 땅은 그 시작이 인간이 바다를 개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곳이지만, “시간을 되돌려 둑을 허물고 바닷물이 도로 들어오게 한다면,” 자연의 순리대로 게가 기어 다니는 “바닷가 이름 없는 갯벌로 돌아갈” 강한 생명력과 회복력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작가는 소설 곳곳에서 시간의 흐름과, 이에 적응해가는 자연과 인간의 대비를 통해 우리 삶과 사회, 인간성의 본질을 성찰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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