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 ***희곡 〈정오〉(1925년 탈고)는 김우진의 희곡 중 최초의 습작으로 추정되어 왔으나, 그의 첫 번째 작품은 아니라는 추정이 최근 힘을 얻고 있다. 작품의 배경으로 공일(空日)과 공원(公園)을 이용하고 있다. 이 시간적 공간적 배경은 단순하지 않다. 근대적 시간에 대한 인식과 함께 수용된 공일(空日)과, 근대적 공간에 대한 인식과 함께 수용된 공원(公園)은 근대의 산물로서 조선에 도입된 것이다. 김우진은 근대적 산물로 도입된 공일(空日)과 공원(公園)이 오용(誤用)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우진은 하오리와 굴네수염을 통해 구시대적 인습의 부정성과 순사를 통해 근대적 제도의 부정성을 드러내고 있었다. 김우진은 이러한 그의 인식을 단순히 드러내지 않고 희극(喜劇)이라는 방법을 통해 하오리와 굴네수염 그리고 순사의 속성을 비웃음으로써 그의 탈식민적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근대가 마치 모든 문제의 해결책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던 당시, 근대의 제도가 가진 부정성과 근대 수용에 있어 나타나는 구시대적 인습의 부정성을 드러냄으로써 근대 수용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제시하였다. 〈정오〉가 짧은 습작 정도의 작품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그 속에서 그의 이러한 남다른 인식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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