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 도둑> 꿈을 일구는 청소년에게, 꿈을 잃어버린 어른들에게…
아이보다 더 천진한 시선의 작가 김주영이 전하는 따뜻한 위로, 행복한 판타지!
‘길 위의 작가’로 작고 보잘것없는 것들의 생명력에 주목해온 김주영의 인생에 관한 통찰과 지혜, 익살과 그리움을 담은 《달나라 도둑》이 도서출판 비채에서 출간되었다. <김주영 상상우화집>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에는 ‘길, 소년과 소녀, 이야기, 인생, 꿈’ 등 김주영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루어온 다섯 가지 화두가 62가지의 이야기로 다채롭게 그려져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다.
언제나 배고팠고 어딘가 아팠으며 무엇이든 꼴지였던
어린 시절의 김주영에게 이 책을 바친다 _김주영
작가 김주영은 권두의 헌사를 통해 스스로에게 《달나라 도둑》을 헌정했다. 사실 그의 어린 시절에는 유난히 좌절이 많았기에 꿈 또한 원대하기보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것들뿐이었다고 한다. 일흔의 작가 김주영이 ‘그 시절 감히 가질 수 없었던 무지갯빛 꿈을 담아’ 쓴 《달나라 도둑》에는 아이보다 더 천진한 시선으로 바라본 다양한 인생의 모습들이 그만의 둥글고 따스한 언어로 그려져 있다.
번잡한 집단생활을 떠나 조용한 삶을 꿈꾸었지만 소통이 단절된 채 폭삭 주저앉아버린 장미와 늑대(장미와 늑대), 병석에 누워 오직 바다를 꿈꾸다 한 마리 돌고래가 되어버린 소년(바다가 보내준 선물), 아름다움을 사랑해 정원과 집을 온통 꽃밭으로 장식하다 결국 ‘꽃감옥’에 갇혀버린 한 가족(사랑하던 꽃에 갇히다), 평생 매질과 가혹한 노동에 시달렸으며 죽어서는 너무 질긴 쇠고기가 되어버린 소(일만 하고 욕만 먹은 내 인생), 달나라에 가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지만 막상 달 표면에 도착하자 자신이 그리던 달의 모습이 아님을 깨닫고 절망하는 남자(은하철도 2090)……. 엉뚱하고 익살스러우며 한없이 그립다가도 가슴 한편을 찡하게 하는 62편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다. 어떤 이의 꿈은 이루어지고 어떤 이의 꿈은 무참히 짓밟히며 어떤 이들은 꿈을 이루었지만 행복하지 못하다. 인생을 통달한 자만이 가질 수 있는 해학과 지혜가 무릎을 치게 만드는 한편, 끝내 해결되지 않는 질문들은 마음에 잔잔한 파문으로 남는다.
길, 인생, 소년과 소녀, 꿈, 이야기…
다섯 가지 화두로 읽는 김주영의 작품 세계
‘천재성보다는 근면성으로 문학을 했다’고 밝힌 바 있는 김주영의 치열한 작가정신이 상상력과 만나면 어떤 모습이 될까? 우화의 형식을 취해 쉽게 읽고 공감할 수 있으면서도 우리 삶의 참모습과 해학을 담고 있는 《달나라 도둑》이 더욱 반가운 까닭은 김주영의 작품 세계를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길: 우리가 오롯이 혼자일 수 있는 곳.
인생: 목적지 없는 길, 걷는다는 행위만으로도 거룩해질 수 있는.
소년과 소녀: 이제는 닿을 수 없는 내 어린 날.
꿈: 마음껏 가져보지 못한 황홀, 내 꿈은 늘 상처투성이였기에.
이야기: 그럼에도 나는 다른 세상을 그린다.
이 책의 테마가 되는 ‘길, 인생, 소년과 소녀, 꿈, 이야기’ 등 다섯 가지 소재에 대해 작가 김주영이 자신만의 언어로 내린 정의이다. 작가가 각별한 애정을 갖고 《객주》, 《멸치》, 《똥친 막대기》 와 같은 전작에서 다루어온 위의 소재들이 《달나라 도둑》만의 우화적 기법으로 묘사되는 과정을 비교해보는 것도 감상 포인트가 될 것이다.
어떠한 상황을 주로 동물이나 사물에 빗대어 표현하며, 유머와 풍자를 담은 짧은 길이의 글을 ‘우화’라 부른다. 옛 선지자들은 우화를 지어 지혜를 효과적으로 전달했으며 예수 또한 우화를 즐겨 인용했다고 한다. 호흡이 짧고 읽기도 쉽지만 그만큼 작가의 역량과 인생에 대한 오랜 탐구를 요구하는 글이 바로 우화인 것이다. 거기에 김주영만의 말맛과 상상력의 날개를 달아 완성한 62개의 이야기에는 우화적 지혜와 행복의 메시지, 그리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천진함이 넘친다. 노작가의 상상력과 지혜가 바야흐로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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