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비> 인터넷 방송 진행자(BJ), 일용직 근로자, 해고 노동자,
편의점 알바생, 치킨 배달원……
직선 문장들로 평평하고 담담하게 그려 낸
자리 없는 청춘들의 미니멀 라이프
『어비』에 실린 소설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다양한 초상을 보여 준다. 길거리 어디서나 스쳐 지나기 쉬운 인물들의 조용한, 그러나 혼신을 다한 꿈틀거림. 얼핏 생의 언저리를 떠도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자리한 변방이 실상 이 소설집의 인물들에게는 치열한 중심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생의 가차없음을 그려내는 냉정한 시선, 그 바닥에 깔린 해학은 첫 작품 「치킨 런」에서부터 드러난다. 죽음밖에 길이 없는 사내와 살기 위해 그 죽음에 가담한 배달원. 그 처절한 현실에 몸담고도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보는 거리 두기를 유지함으로써, 김혜진은 사소한 듯 치명적인 ‘관계’의 여러 양상을 가감 없이 드러내 준다. -이혜경(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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