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의 군 입대를 배웅하고 돌아오던 길. 처음 만난 동생의 친구와 폭설에 갇힌 은오는 의도치 않게 녀석과 하룻밤을 보낸다.
“책임질 일 한 적 없어.”
“입 맞추고 끌어안았으면 잔 거나 마찬가지지. 뭐가 더 있어야 하나?”
가슴에 묻어 둔 녀석과의 재회는 우연히, 그것도 가장 수치스러운 순간에 이뤄졌다.
“내 번호는 왜 차단했어요?”
“연락할 일 없으니까.”
“이제 만들면 되겠어요?”
협박인지 계략인지 애원인지 모호하기만 한 봄밤의 고백.
은오는 그 끝을 알면서도 발을 담근다.
〈본문 중〉
“여기서 같이 자. 밖에 추워.”
“괜찮아요?”
재원이 조금 무표정해진 얼굴로 물었다.
“안 괜찮을 게 뭐 있어?”
은오는 확실한 어조로 대답해 주었다.
“난 신경 쓰여요.”
“…….”
“그래도 괜찮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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