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그따위 키스로 굴복시켰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닌가요?”
이게 다 날 발아래 두려는 수작이야.
그렇게 생각했고, 그렇게 믿고 싶었다.
장도섭은 감정이라고는 털끝도 없이 이성의 덩어리로만 빚어진 남자일 테니까.
하지만 때때로 진짜 답을 알고 싶은 마음을 누를 수가 없었다.
깊어지는 남자의 눈빛, 스치는 뜨거운 체온에 심장이 떨려와서.
“직원이면 다 이렇게 하시나요. 다른 사람들한테도요?”
“답을 들려줘요?”
“네.”
“후회할 텐데.”
후회한다 해도 이경은 피하고 싶지 않았고.
도섭은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여자를 항상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만만하게 대하고 싶었다.
그러나 마음과 달리 휘둘리는 저를 어찌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연한 눈동자를 마주할 때면 가슴이 뻐근해지고 걷잡을 수 없는 갈증이 치밀어올랐다.
순수한데, 또 더럽게 관능적이라서.
자신의 진가를 모르는 여자의 무지함이 빚어낸 매력이 너무 거세어서.
두 사람의 주체할 수 없는 욕망의 고삐가 풀리기 시작했다.
그 끝을 매듭지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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