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사귄 애인에게 무참히 버림받았다.
배려 없는 잔인한 이별에 남은 건 미움밖에 없었다.
내가 아픈 만큼 그도 아프게 하고 싶었다.
그런 그녀에게 한 남자가 다가왔다.
“말했듯이 난 거짓말 별로 안 좋아해요.”
“네. 알아요.”
“남들 앞에서 뻔뻔하게 연기 같은 거 할 자신도 없어요.”
“……네.”
이제 제발 저 이야기를 그만 꺼내 주었으면 좋겠건만, 그는 계속해서 그 이야기를 화제에 올리고 있었다. 역시 인생은 후회의 연속인가 보다. 애초에 그런 부탁을 하는 게 아니었다.
“진짜라면 모를까.”
앞으로 한동안 그의 얼굴을 어떻게 보나, 고민하고 있는데 귓가에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이 들려왔다.
“정하윤 씨.”
나지막한 목소리로 저를 부르는 그를 하윤은 긴장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렇게 복수하고 싶으면 진짜로 나 만나는 건 어때요?”
“……네?”
순간 차가 신호에 걸렸다. 그의 짙고 검은 눈이 대답을 갈구하듯 조용히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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