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이혼 [독점][외전 추가]

자발적 이혼

“사랑하지 않는 남자에게는 안기지 않는다는 말,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나?”
정욱의 입술이 살짝 열리고 정말 그가 말하는 건지 알 수도 없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소속사 대표의 계략으로 스폰서 추문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선택한 계약 결혼이었다.
그랬기에 건조했고, 그랬기에 아팠다.
자신도 모르게 최정욱을 사랑해 버렸으니까.
그래서 정욱의 약점을 쥐고 협박하는 소속사 대표로부터 그를 지키기 위해
예리는 원치 않는 영화에 출연하고, 또 스스로 이혼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네가 하려는 연기, 일단 나와 먼저 해.”
정욱의 입에서 나온 말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다. 
언제 봐도 차가운 얼굴에는 그 흔한 표정 하나 없었다.
“ 대본에 쓰인 거, 나와 먼저 하자고.”
“……미쳤어요?”
그래 미친 게 틀림없다.
결국 정욱의 제안은 그녀가 아니라 그를 옭아맸다.
마치 두 사람의 결혼이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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