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결혼해줄래?”
세혁을 바라보며 로사는 수줍게 반지가 담긴 상자를 꺼냈다.
“프러포즈하는 거야.”
하지만 프러포즈에 대한 답은 매정한 거절이었다.
“왜 이래? 갑자기 안 하던 짓을 다 하고. 나 결혼 생각 없는 거 알잖아.”
자그마치 5년이었다.
서로 사랑하지만 결혼은 안 된다는 말에 꽉 차 있던 심장이 순식간에 공허해지는 기분이었다.
로사는 제 배 앞에 있는 하얗고 가느다란 손을 맞잡았다.
그렇다면 이 아이는 어쩔까.
“이로사.”
“오늘 일은…… 못 들은 걸로 해줘.”
결론은 하나였다.
로사는 그대로 한국을 떠났다.
그리고 4년 후.
“이젠 놓지 않을 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들어온 한국에서 두 사람은 재회했다.
“이러지 말아요. 난 민세혁 씨에 대한 감정 다 지워버린 지 오래라고요.”
로사의 말에 세혁이 입매를 비틀며 대꾸했다.
“그래서? 그럼 날 다시 사랑해.”
“……!”
“날 다시 사랑하게 만들겠어.”
로사를 단숨에 삼켜버릴 듯한 야수 같은 표정에 그녀는 넋 잃은 표정을 짓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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