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때요? 나랑 결혼하는 건.”
무심한 그의 제안에 심장은 하늘과 땅 사이를 오르내렸다.
하지만 감히 그를 욕심 낼 수는 없었다.
“죄송합니다. 그것 빼고,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드리겠습니다.”
거절하는 서연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계속 지켜봤습니다, 민서연 씨를.”
하지만 그 한마디에 결국 그를 택했다.
그가 말하는 관심이 거짓인 줄 알았기에, 애초에 사랑은 바라지도 않았다.
그저 도움이 되길 바랐을 뿐이었다.
그러나 동경하며 다정한 줄 알았던 그의 모습조차 전부 거짓이었다.
고된 짝사랑은 점점 서연의 마음을 죽여갔고,
차갑기만 한 주헌의 행동은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기 시작했다.
“예전에 당신이 그랬죠. 당신과 결혼에 욕심이 없느냐고. 그때는 당신을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당신만 있으면 다른 건 아무래도 좋았어.”
서연이 콧숨을 내쉬며 자조했다.
“맞아요, 그 마음 하나로 지금껏 버틴 거. 그런데 지금은 버틸 만큼 당신이 욕심나질 않아요.”
이제야 제 요구를 말할 수 있는 때가 왔는데.
“한 번도 내 걸 뺏겨본 적 없어, 난.”
매서운 시선이 그녀를 향했다.
“그러니까 나한테서 도망치려거든, 네가 포기해. 아니면 내가 잊을 때까지 버텨보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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