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하자고.”
“네?”
“내가 지금 널 미워하는 건지, 아직까지 마음에 두고 있는 건지.”
너무 일찍 떠나 버린 동생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예쁜 딸 아이, 소민이를 남겨두었다.
예령은 불임으로 소민을 찾으려는 친부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소민을 입양하기로 결심하고,
결혼을 위해 맞선까지 보지만 번번히 퇴짜를 맞는데….
한편, 오래 전 이유도 모른 채 예령에게 이별을 선고받았던 원규는
다시 만난 예령에게 분노와 미련을 느끼고, 어느 것이 진짜 자신의 속내인지 확인하기 위해
예령에게 다가가는데…!
* * *
그가 뚫어지게 예령을 쳐다봤다. 아니, 그가 보는 것은 분명 웨딩드레스였다.
그런데 어쩐지 그의 시선이 드레스가 휘감은 제 몸을 보는 것 같아서 그녀는 심장이 쿵쿵 터질 것만 같았다.
예령은 드레스 자락을 손에 쥐고 떨리는 심장이 진정되기를 바랐다.
“어색하네요. 신부님이 저와 체형이 비슷해도 본식이 진행되기 전에 꼭 직접 오셔서 몸에 맞춰 봐야 해요.”
떨리는 마음에 아무 말이나 뱉은 예령의 귀에 예상치 못한 소리가 들렸다.
“신부, 앞에 있잖아.”
예령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 * *
곽중열은 아내를 움직여 두 사람을 조사했다.
“경영학과 한원규랑 디자인과 전예령이라면 유명한 캠퍼스 커플이었지.”
“정말요?”
“그러다 두 사람이 학교에서 한꺼번에 사라졌지. 한쪽은 졸업 학년을 앞두고 휴학, 한쪽은 졸업을 코앞에 두고 유학. 9월 학기 지난 유학이라 이상한 소문도 많이 돌았고.”
“무슨 소문이었는데요?”
“전예령이 미혼모가 되었다는 소문이었어. 애 가져서 집안에서 강제로 뜯어 놓느라 한원규 유학 보낸 거 아니냐고. 복학한 뒤로 애 키우면서 교수님 추천으로 현장에 실습 다녔거든.”
아내가 녹음해 온 것을 듣고 곽중열은 누군가와 추격전을 벌이듯 술잔을 빠르게 비워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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