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라는 계절이 실감 나는 따스한 날씨가 되면,
나는 기분이 가라앉는다.
10년 동안 계속 그랬다.
삶을 할퀴어 버린 그날이 다가오면 더더욱.
상처를 극복하는 대신 그냥 살았을 뿐이다.
그리고 기왕 사는 것.
내가 좋아했던 친구의 몫까지, 잘 살고 싶었다.
하지만 또다시 찾아온 올해의 봄은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다.
한 달 전, 우리 로펌으로 이직한 권민현 변호사 때문이다.
“이제 좀 친해질 때도 된 거 같아서요.”
우아한 미소와 은빛 안경테가 아주 잘 어울리고,
배려심 가득한 매너와 친절이 몸에 배어 있고,
키가 커서 눈높이가 딱 적당하고, 인상이 정말 좋고…….
그러니까, 규정할 수 없는 어떤 것에 갑작스레 휘둘려진 심장이
그를 생각하자 대책 없이 쿵쿵 뛰었다.
이런 적은 난생처음이라 나는 괜히 계절 탓을 하고 만다.
봄이 당신을 데려왔기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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