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해요. 약을…. 약을 주세요…… 엄마를, 엄마를….”
은세가 두 손을 얼굴 앞으로 가져왔다.
“유은세 씨. 똑똑히 들어요.”
강후는 한 손으로 은세의 두 손을 꽉 잡았다.
“이제부터 은세 씨 옆에 있는 건 납니다. 그 누구도 아니라.”
“하지만, 나는 엄마가 있어야……. 살 수 있다고 했어요….”
약해진 은세는 효재에게 주입된 말을 진실처럼 떠들었다.
“아닙니다. 이제부터는.”
“하지만 엄마가….”
“더 이상 말하지 마십시오. 다칠 수 있으니까.”
그 순간 장 비서의 경고가 머릿속을 울렸다.
까짓거 책임지면 될 거 아니야.
여기서 놓아버리면 이 여잔 죽어.
그녀는 효재가 웃으라면 웃고, 울라면 울고, 아프라면 아픈 인형일 뿐이었다.
은세가 할 수 있는 건 무력감을 느끼는 것과 아픈 것뿐이었다.
신이 없는 세계에서 그녀를 구한 건 서강후였다.
살기 위해선 이 남자를 잡아야 한다.
가장 안전하다 믿은 세계에서 배신당했건만 그녀는 여전히 혼자 설 수 없었다.
자신은 제 목숨을 내어 주고 누군가에게 보호받아야만 하는 존재였다.
강후와의 입맞춤으로 은세는 제 처지를 더욱 극명하게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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