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랬던가?
복수라는 건 당사자가 행복에 겨워할 때 하는 거라고.
중요한 자리에 초대되어 광대를 드러내며 실실 웃는 전 남친을 본 나경의 입에서 비웃음이 샜다.
“판교가…… 언제 미국으로 바뀌었대?”
저의 등장에 지석이 귀신과 맞닥뜨린 사람처럼 눈동자를 파들파들 떨었다.
그는 고아인 저를 부모가 반대한다며 임신한 나경을 버린 남자다.
나경은 아이가 죽은 것이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입을 놀린 그가 잘 먹고 잘사는 꼴은 죽어도 두고 볼 수가 없었다.
“고아 주제에, 내 아들 발목 잡으려고 계획적으로 임신해 놓고 어디서 책임지라는 거야?”
그래서 아주 중요한 자리에 제과점 부사장으로 등장한 그와 그의 어머니의 실체를 낱낱이 까발리는 복수를 실행했다.
이런 환영은 처음이라 행복에 겨웠는지.
“이게 미쳤네.”
그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나경을 향해 팔을 휘둘렀다.
“윽.”
고통이 섞인 신음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그건 나경에게서 나온 소리가 아니었다.
“누가 여기서 이런 짓을 하라고 허락했지?”
앞에 단단하게 선 남자가 그의 팔을 꺾으며 매서운 목소리로 따지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에서 싸한 감각을 느낀 나경이 고개를 들었다.
“또 당신인가?”
“……!”
“이것도 의도적인 일이 아니라고 말할 건가? 김나경 씨?”
저만 보면 의도적으로 접근한 거 아니고 의심하던 남자가 미간을 구기며 짜증스레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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