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림전> "밖으로는 부부라는 이름이 있고, 가슴 가운데는 지기知己가 보이도다."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기 위해 세상을 속인 이들의 재기발랄한 연대
장군이 되고 싶은 여자와
남자의 아내로 살기 싫은 여자
조선시대 소설에 당당히 등장한 두 여자의 결혼!
『방한림전』은 19세기 말에 창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영웅소설이다. 다른 여성영웅소설과 달리, 『방한림전』은 여성 주인공인 방관주가 같은 여성인 영혜빙과 결혼해서 죽을 때까지 함께 살아간다는 독특한 내용을 담고 있다. 사회·제도적 제약에 구속되지 않고 남자처럼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치고 싶었던 관주와, 남자의 아내가 되어 종속적인 삶을 사는 데는 관심이 없던 혜빙은 의기투합해 "눈속임" 혼인을 유지해나가며 주도적인 인생을 살아간다. 『방한림전』은 여성 주인공이 끝내 남성에게 종속된 삶을 거부하고, 파격적으로 동성혼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가부장적 사회체제의 질곡을 가장 심각하면서도 급진적으로 문제삼은 작품이다. 학계에 소개된 지 20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당대의 제약을 훌쩍 뛰어넘은 소설적 상상력으로 근래 크게 주목받고 있다.
한편, 『방한림전』 출간으로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은 지금까지 모두 20권이 출판됐다. 2010년 8월 『서포만필』을 시작으로 꾸준히 출간해온 결실이다. 문학동네는 앞으로 발간될 전집 시리즈도 계속해서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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