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소리

종소리

<종소리> <추천평>

신경숙 소설의 여성들은 현대사회로부터 추방되어 가까스로 연명하는 마법을 그들이 살아가는 도시의 외지고 그늘진 삶 속에서 구현한다. 곡진한 친밀성의 언어에 감싸인 그 마법의 세계에서는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의 적대적 대립을 넘어 우주적 공감의 형태로 나아가는 마음의 순화가 기적처럼 일어난다. 모든 삶의 원초적인 동일성에 감응하는 감성의 윤리학. 온갖 모독에 시달리며 쫓겨다닌 ‘인간적인’ 또는 ‘문학적인 것’은 신경숙 소설에서 새로운 성소(聖所)를 찾은 듯하다.
- 황종연 / 문학평론가

마음이 아프고 원통해도 멀리멀리 가라.
가서는 다시 돌아오지 마라, 돌아오지 마라.
울지 마라, 울지 마라. 멀리 가라, 멀리 가라.
돌아오지 마라, 돌아오지 마라.

2002년 출간되었던 신경숙의 다섯번째 소설집 [종소리]가 새 장정으로 선보인다. 10년, 적지 않은 시간을 두고 다시 읽는 소설들은, 그 시간의 힘까지 더해, 더욱 깊숙이 가슴을 파고든다. 여전한 것이 아니라, 더 깊어진 감성. 작품은 변한 것이 없는데, 그 힘은 더 커졌다. 수백 년 수천 년 전의 고전들을 다시 읽는 이유, 와 다르지 않을 터다. 이 겨울, 신경숙 다시 읽기를 권한다.

신경숙 소설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문학사에 소중한 개성으로 자리잡았다. 신경숙 소설의 특징이라 할 어떤 흐름이 있고, 신경숙의 문체라 할 독특한 빛깔이 있고, 신경숙이 바라보는 어떤 것, 그의 말을 빌자면 "말해질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응시가 있다.
그중에서도 이 책 [종소리]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책 곳곳에 넘실대는 물의 이미지다. 그 물들은 단순한 소재나 배경으로서가 아니라 작품 곳곳에서 중요한 메타포로 작동하고 있다. 어쩌면 작가는 물, 땅속으로 아득히 이어져 우물로 솟아나는 물, 복개되어 콘크리트에 갇혀 흐르는 도랑물, 악어(다방 여자의 무덤이자 사원)가 잠겨 있는 물, 옛 항아리 속의 물, 인간의 도시를 휩쓸어버리는 홍수의 물 등을 통해 인간의 생과 세상의 괴로움과 덧없음을 그리고자 한 것은 아니었을까.
친밀성의 부재, 관계의 단절 혹은 고독으로 현상하는 현대인의 불행한 실존을 다루는 신경숙 소설의 한 흐름과, 오래전 집을 떠날 때의 그 기억, 아우라, 풍경을 전경화하고 있는 또다른 흐름이 이 소설집에서 하나로 엮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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