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줄기의 독백

세 줄기의 독백

<세 줄기의 독백> 양쪽 귀를 손가락으로 완전히 막아보면 어두운 우주에서 전해오는 듯한 조금은 괴기스러운 저음의 소리가 온몸으로 들리는 것을 알 수 있다. 난 가끔씩 그 소리가 허공을 가득 메우고 있을 것 같은 온갖 魂들이 뒤엉켜 내는 소리라 여기고 이 소리가 과연 魂들이 뒤엉켜 내는 소리라면 이 魂들은 어떤 육신의 삶에 얹혀 어떤 운명으로 지내다가 오늘 내 귓가를 혼란스럽게 하는 걸까?

보름 달빛이 뿌려진 은빛 바다를 바라보면서,
검은 하늘 아래 파도 끝자락의 흰 포말만 보이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수평선 끝, 회색 구름을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아침 해를 바라보면서,
그렇게 해변의 백사장, 자갈밭, 둘레길을 걸으며 이 펜션에 머물다 간 사람들은 어떤 인연과 사연을 만들고 즐기고 곱씹고 회상하고 후회하며 풀어놓고 갔을까?

초겨울 시골집 뜰에 홀로 핀 장미가 연상시켜준 아련하고 잔잔한 사랑 한줄기는 어떻게 피어날까?
세 가지 의문부호를 하나하나 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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