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루

촉루

<촉루> 가슴이 달락말락한 ‘니시아라이바시(西新井橋[서신정교]), 난간에 기대 서서 나는 버스가 퍼치고 간 먼지를 피하여 후 참았던 숨을 한숨 비슷이 강 위에 내뿜으며 안심한 듯 뒤를 돌아보고 그리고 똘똘 말아 왼손에 쥐었던 봉투를 무슨 보배나 같이── 보배에는 틀림없었으나 땀밴 손으로 조심조심 펴본다.
그러나 약간 상기된 얼굴에 강바람이 시원할 때 나는 급하게 두 소매로 이마에 비친 땀을 씻고 천한 웃음을 가만히 억제하며 다시 한번 시선을 100간통이 넘는 다리 위로 굴려 나를 감시하는 듯한 파출소와 순사를 곁눈질한 후,
──흥, 훔친 건 아니다.
스스로 비웃어보나 이유없이 그들이 두렵고, 불안하고 ── 그러나 다리 건너 순사의 얼굴은 이미 나와 100간통의 거리를 가졌고, 폭양(暴陽) 아래를 걷는 행인이란 젖먹이를 들쳐업은 아낙네 둘, 셋──버스가 날리고 간 자욱했던 먼지는 여지없이 바람에 흩어지며, 흐르며,
──거지짓 헌 건 아니니까…… 주니까 받았을 뿐이지
꼬기꼬기 구겨진 봉투의 주름살을 찢으려다 말고 하나하나 펴보며,
──이까진 돈쯤…….
그러나 천한 웃음이 뒤를 이어 치받치고 이상하게 가슴이 울렁거리고 ── 나는 봉투를 펴든 채 잠깐 망설이며 달랑하는 금속의 음향을 엿듣고, 감각하고, 거의 울음지도록 몸서리치고 만다.
50전짜리 은화 네 개 ── 땀밴 손바닥에 차디찬 감촉이 알지 못하게 섭섭한 쾌감을 던져줄 때 나는 문득,
“겨우 2원 !”
입 밖에 내어 뇌이고, 그러나 고개를 흔들며,
── 허긴 벌써 세 번째니까…….
주는 것만 고맙지, 그에게 돈을 달랠 권리는 나에게 없다 ──나는 봉투를 조각조각으로 찢고 또 찢어 힘없이 한 장 두 장 흐름 위로 날리며── 그러나 다음 순간 두 손이 비었을 때 나는 급속하게 아무것도 생각 않고 걷기를 시작한다.
길거리로 즐비하게 늘어선‘야타에미세(노점)의 야키다이후쿠(구운 복어), 토모에야키(구운 오리), 후카시이모(찐 감자), 야키토리(참새구이)── 다리를 건너기 전 그렇게도 먹고 싶다 생각하던 이런 것들을 나는 흥 ── 코웃음치며 바라보고,
── 아사쿠사에 가서 우나기(장어구이 덮밥)를 두 그릇만 먹으리라
이렇게 결심하면서도 ──
그러나 무의식중에 어느덧 나는‘이모야(芋屋[우옥])’ 앞에 서서 목쉰 소리로,
"5전어치만 주우."
이렇게 말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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