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붕괴 1권> “누구시죠?”
“당신과 자고 싶습니다.”
남자는 분명 그렇게 말했다. 마치 오래 알고 지내던 친구가 테니스를 함께 치자는 제의를 하는 것처럼 당당하고 일상적인 말투였다. 예희는 폴더를 덮을까 하다가 장난전화 때문에 단잠을 방해 받은 것이 화가 나서 한 마디 쏘아붙였다.
“이런 식의 장난 전화는 법에 의해 처벌 받는 다는 거 알고 있죠?”
남자의 목소리가 다시 건너왔다.
“장난 전화 아닙니다. 나는 단지 한예희 씨와 거래를 하고 싶을 뿐입니다.”
예희는 무슨 댓구를 해야 좋을지 생각이 안 나서 잠자코 있었다.
“당신과 자고 싶을 뿐입니다. 당신을 사랑한다거나 하는 사적인 감정은 전혀 없습니다. 단지 자고 싶을 뿐입니다. 그래서 거래를 하자는 겁니다. 그 댓가로 1억을 드리겠습니다.”
1억을 주며 당신과 자고 싶다고 말하는 남자…아웃사이더로 도시의 뒷골목을 배회하다가 반정부 조직에 가입해서 극단적인 테러를 벌이는 소년…청와대 비서실에 근무하면서 반정부 조직원과 거래를 하는 남자…반정부 테러 조직에 납치되어 가혹한 린치를 당하는 극우 작가…극좌조직을 만들어 21세기형의 새로운 이데을로기를 창출하려는 혁명가…이러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붕괴해 가는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갈등을 벌이면서 한국은 빠르게 붕괴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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