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영> 한국 소설사에서 농민 소설의 한 축을 형성한 이무영(1908~1960)의 <제1과 제1장>, <흙의 노예>를 실은 작품집이다. 작가가 실제 귀농을 해서 작품 속에 성실한 농민과 귀농한 지식인을 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농본주의적 세계관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무영의 많은 농민 소설의 결말이 거의 해피엔드가 된다는 것은 작가 정신이 범휴머니즘에 있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또한 오리엔탈리즘적 인간주의가 삶의 근본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이무영이 도시를 버리고, 귀농한 후 농민 소설을 쓴 행위는 동양적 세계, 민족적인 것으로의 귀환이다. 이런 특성으로 보면 이무영의 농민 소설은 식민지 사회가 새로운 역사의 전환기에 서 있을 때, 자기 계층을 확인하고 우리 민족의 세계관이 뿌리박을 수 있는 근거를 찾아 나선 매우 개성적인 글쓰기 행위의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결론적으로 한국의 문화적 개성이 유지되어 오는 농촌 농민의 세계가 여전히 우리의 본질이고, 나아가야 할 지표임을 깨우쳐주었다. 이무영은 도시란 시대와의 타협지요, 농촌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세계인데 이런 상황에 대한 전모의 묘사, 재창조가 불가능하게 되자, 농민 소설이란 글쓰기를 택했다. 그리고 그런 양식을 빌려 그는 한국인의 사고와 현실관을 그 시대를 살던 인물, 성실한 농민과 귀농한 지식인을 통해 표현했다. <제1과 제1장>, <흙의 노예>가 언제나 이 작가를 대표하는 자리에 놓이는 것은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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