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조민욱> 근미래, 북한이 붕괴한 한국에서 벌어지는 첩보 스릴러!
안전예방국 시리즈, <두 명의 조민욱>
북한 정권이 붕괴하고, 북한 인민이 몰려들며 혼란에 휩싸인 한국.
국제 사회와 구호 단체들의 외면, 혼란한 정세와 범람하는 북한제 무기들. 자동소총과 방탄복으로 무장한 카르텔들이 난립하고 옛 북한 지역에서 재배된 마약이 난립한다. 서울은 더이상 안전한 도시가 아니었다.
안전예방국.
그것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모토로 설립된 국가기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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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연히 바에서 만났다. 우연, 우연이라니. 얼마나 작위적인 말인가.'
예방국의 잠복요원인 '나'는 자신과 똑 닮은 마약상 '조민욱'이 되라는 임무를 맞는다.
폭력과 약물, 요원으로써의 삶과 마약상으로써의 삶 사이에서 타들어가던 '나'는 한 명의 소녀를 만난다.
바로 그 날, 그의 삶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단편 #중편 #근미래 #북한붕괴 #SF #밀리터리 #첩보물
<안전예방국 시리즈란?>
<안전예방국 시리즈>는 동일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여러 작가들이 각기 독립된 내용을 집필한 소설 프로젝트입니다. 세계관 외의 이야기 상의 연계성, 연속성은 없으므로 차례대로 열람하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미리보기>
“오락실이라도 가보지 그래요? 부산에선 제일 큰데 아니에요?”
손이 꿈틀거렸다. 분명 설아는 눈앞에 있다. 그렇기에 불안했다. 소녀는 언젠가 내 앞에서 사라질 것이다. 바람과 함께, 아니면 그것보다 더 빠르게. 나에게는 그걸 막을 방법이 없다. 당장에라도 설아의 팔을 붙잡고 어디론가 함께 떠나고 싶었지만, 그게 불가능한 일이란 건 잘 알고 있다.
“잘 가요. 나도 손님이나 찾아보러 가야겠어요.”
그녀는 나에게 작별을 고했다. 몸을 돌리고 멀리 떠나가는 설아의 모습이 슬로우 모션처럼 보였다. 내 몸은 그것보다 더욱 느리게 움직였다. 설아와 함께 모든 소리와 색채가 저 멀리 떠나간다. 어느 정도의 속도로 달려야 설아를 잡을 수 있을까. 그런 것은 모른다.
그런 건 어디에서도 배우지 못했다. 눈을 감은 채로 총기 수입을 하고 홈메이드 플라스틱 폭탄도 만들 줄 알지만, 연하의 소녀를 잡는 방법은 모른다. 텅 비어있었다. 물속에 처박힌 것 같았다. 약을 먹지 않았음에도 시야가 일그러진다. 떠나가는 설아의 등으로 색과 소리가 모여 빨간색으로 변했다. 겁에 질린 나는 비명을 지르듯 말했다.
“저기!”
폐에 물이 찬 것 같았다. 확실히 죽음을 향해 한 발짝 내디뎠음을 느꼈다.
“왜요? 시간은 금이라고요.”
뒤로 돌아선 소녀에게 물었다.
“같이 있어 주지 않을래?”
소녀는 부루퉁한 얼굴로 말한다. “저는 자선사업가가 아니거든요.” 나는 지갑에서 지폐 몇 장을 꺼냈다.
“한 시간 정도라도 좋으니까 같이 있어 줘.”
소녀는 지폐를 빼앗듯이 가져간 뒤 장수를 새어보았다. 그리고는 그중 두 장을 빼서 다시 돌려주었다.
“계산은 똑바로 해야 하니까요.”
설아는 내 바로 옆에 섰다. 허리에 팔을 둘러야 할까? 아니면 어깨? 어떻게 해야 하지? 어린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모든 것이 낯설고 이상했다. 반대로 설아는 익숙한 듯 내 팔을 잡아끈다. 우리는 천천히 걸었다.
“어디로 갈 거예요?”
“영화라도 볼까?”
우리는 영화관을 지나쳐 DVD방으로 들어갔다. 옛날 영화 하나를 골라 방에 앉았다. 불을 끄고 영화를 틀자 영화사의 로고가 나왔다. 그리고 사방에서 신음이 들려왔다. 방 안은 끈적하고 비릿했다.
“아저씨는 뭐 하는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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